瑞穂新聞 서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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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누구를 위한 농촌활성화사업인가 ④

추진위원회에서 사단법인까지, 주민조직은 이어졌다

주민조직의 연속성과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의 승계

서수면 주민들이 마을 지도와 사업계획을 놓고 회의하는 모습의 자료 이미지
이미지 제작: 서수신문 편집국·AI 생성 이미지 ※ 실제 인물·현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출발점은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를 준비하기 위해 구성한 추진위원회였다. 주민들은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찾고 의견을 모았으며, 행정과 협력해 공모계획을 만들었다. 추진위원회는 주민 참여와 사업 선정을 이끌기 위한 조직이었다.

일반적으로 추진위원회는 시설이 준공된 뒤 실제 운영을 담당할 운영위원회로 전환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서수면에서는 사업에 선정되자마자 일부 저항이 있었음에도 당시 서수면장의 강한 주도로 운영위원회 체제로 조기에 전환됐다.

운영위원회는 한국농어촌공사와 협력해 기본계획과 설계, 주민 교육과 견학, 향후 프로그램을 논의했다. 주민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완성될 공간에서 어떤 활동을 펼칠 것인지가 주요 과제였다. 그렇게 운영위원회의 역할은 실행과 운영 준비로 이어졌다.

무궁화문화복지센터도 이러한 주민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민들이 편안하게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방 개념의 카페, 주민 교육과 회의를 위한 대형 모니터가 설치된 회의실, 사업을 이끌 운영사무실을 중심으로 작은 공간 안에 필요한 기능을 담았다.

이 공간들은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었다. 주민들이 모이고 배우며 지역의 문제를 논의하고,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농촌활성화의 기반이었다. 카페는 준공만으로 완성되지 않았고, 이후 운영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인테리어와 필요한 시설을 갖춰 나갔다.

센터 준공 시점에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주민조직의 법인화를 강하게 권유했다. 위탁계약과 재정관리, 외부기관과의 협력사업을 책임 있게 추진하려면 임의단체보다 법적 주체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운영위원회는 기존 조직을 없앤 것이 아니라 법인이라는 제도적 틀로 발전시켰다.

그 결과 2023년 10월 사단법인 서수면사람들 설립 절차가 추진됐고, 이후 전북특별자치도의 허가를 받아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무엇보다 법인 정관에는 서수면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을 승계한다는 내용이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추진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사단법인 서수면사람들은 이름만 비슷한 별개의 조직이 아니다. 추진위원회가 공모를 맡고, 운영위원회가 시설 조성과 운영을 준비했으며, 사단법인은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을 승계해 지속적으로 수행할 법적 책임을 맡은 것이다.

법인화 이후 서수면사람들이 고민한 것은 건물의 관리권이나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아니었다.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사람이 서수면을 찾아오게 할 것인가, 서수면이 가진 역사·문화·농업·교육 등의 인프라를 어떻게 하나로 연결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과제였다.

도시와 농촌의 교류를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 서수의 농산물을 활용해 어떤 식품을 개발할 것인지, 주민의 소득과 문화·복지를 어떻게 함께 높일 것인지도 연구했다. 목표는 단순히 시설 하나를 운영하는 데 있지 않았다. 서수면을 가장 앞서가는 농촌활성화 지역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농촌활성화사업을 우리보다 약 10년 앞서 시작한 일본 사례도 연구했다. 일본의 지역공동체 운영과 도농교류, 평생교육, 지역자산 활용 방식을 살펴보면서 서수면에 적용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일본의 관련 지역 및 관계자들과 실제로 이메일과 서신을 주고받으며 교류 가능성도 모색했다.

서수면사람들이 바라본 무궁화문화복지센터는 이 모든 구상을 연결하는 출발점이었다. 주민 교육과 회의가 열리고, 카페에서 방문객과 주민이 만나며, 운영사무실에서 도농교류와 농식품 개발, 역사문화 콘텐츠와 국제교류 사업을 기획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준비 과정에서 서수면 행정은 적극적인 협력자가 되지 못했다. 주민조직이 본래 사업의 취지에 맞춰 새로운 활동을 구상하고 공간을 갖춰 나가는 일을 지원하기보다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태도가 나타났다. 주민사업의 가능성을 함께 키우기보다 관리와 통제의 관점이 앞섰다.

조직의 연속성은 주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선정 직후 이루어진 운영위원회 전환, 준공 시점의 농어촌공사 법인화 권유,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승계를 명시한 법인 정관, 그리고 준공 이후 이어 온 활동과 사업 구상이 그 연속성을 보여준다.

추진위원회에서 운영위원회로, 다시 사단법인으로 이어진 과정은 주민들이 사업을 계속 책임지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다. 법인화는 새로운 단체가 기존 사업에 끼어든 것이 아니라, 기존 주민조직이 더 큰 책임을 지기 위해 법적 형태를 갖춘 일이었다.

이제 행정이 해야 할 일은 그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조직이 준비한 사업을 어떻게 공공성 있게 실현할지 함께 논의하는 것이다. 회계와 운영은 투명하게 점검하되, 도농교류와 농식품 개발, 지역 인프라 연결과 국제교류 같은 구상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도록 협력해야 한다.

다음 글에서는 무궁화문화복지센터가 과연 누구를 위한 공간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주민사업을 위해 설계된 카페와 회의실, 운영사무실이 준공 이후 어떻게 사용됐으며, 행정 편의와 주민활동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본래의 기능이 어떻게 흔들렸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볼 것이다.

글: 최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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