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중립은 없었다 이제 군산시가 답할 차례다
서수면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의 행정 처리와 책임을 묻는다

여섯 차례에 걸쳐 서수면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을 돌아보았다. 주민자치가 몇 사람의 자리가 된 현실, 주민이 시작했지만 주인이 되지 못한 사업, 이어져 온 주민조직, 본래 목적을 잃어 가는 무궁화문화복지센터, 기존 조직을 배제한 채 다시 주민사업을 내세우는 모순을 짚었다. 마지막 글에서는 행정이 내세운 ‘중립’의 실체와 책임을 묻고자 한다.
군산시는 서수면의 갈등을 주민들 사이의 일로 보아 왔다. 그러나 행정은 제3자가 아니었다. 공모를 함께 신청했고 준공 뒤 재산과 관리권을 넘겨받았으며, 운영 기준을 세우고 갈등을 조정할 권한과 책임도 가졌다. 그 행정이 기준을 세우지 않고 한쪽과만 후속 사업을 논의했다면 중립이 아니라 선택이다. 침묵과 방관도 결과적으로 한쪽에 힘을 실어 준다.
민선8기 서수면 주민자치회 회의에서 당시 서수면장은 누가 묻지 않았는데 자신의 배우자가 군산경찰서에 근무한다고 말했다. 공적 회의에서 행정책임자가 가족의 경찰 근무 사실을 언급한 것은 부적절했다. 의도가 무엇이었든 주민들에게 행정과 공권력이 연결돼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이후의 갈등과 수사 과정에 대한 불필요한 의심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발언 이후 사단법인 서수면사람들은 주민자치위원장, 2단계 거점사업 주민위원장, 이장협의회장으로부터 군산경찰서에 고소를 당했다. 고소는 누구에게나 보장된 권리이며 발언과 고소 사이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확인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갈등을 조정해야 할 행정책임자의 언행이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키웠다면 군산시는 그 경위와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확인해야 한다.
고소 이후 법인은 무궁화문화복지센터 운영사무실에서 물러났고 업무도 사실상 중단됐다. 도농교류와 농식품 개발, 일본 교류 준비와 주민 프로그램도 멈췄다.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이어지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수사 결과와 별개로 장기간의 고소 절차와 사무실 퇴거가 주민조직을 무력화하는 효과를 낸 것은 분명하다. 이를 갈등 조정이라 부를 수는 없다.
군산시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면장은 군산시장이 임명한 행정책임자이며 면 행정의 조치도 군산시 행정의 일부다. 군산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양쪽의 소명을 들으며 중재했어야 한다. 그러나 사무실 퇴거와 업무 중단에 이르는 동안 실질적인 조정은 보이지 않았고, 그 사이 기존 조직을 배제한 새 위원회가 꾸려졌다. 결과적으로 행정의 이른바 중립은 한 주민조직의 활동 기반을 약화시켰다.
주민조직도 회계와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잘못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그러나 책임을 묻는 일과 조직을 무너뜨리는 일은 다르다. 점검은 기록과 절차로 해야 하며 공권력에 대한 암시, 장기화된 갈등, 공간 박탈로 대신해서는 안 된다.
이제 민선9기 군산시에 요구한다. 첫째, 민선8기 동안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과 센터 운영을 둘러싼 행정 처리를 기록에 근거해 조사하고 공개하라. 둘째, 당시 서수면장의 주민자치회 발언과 고소 과정에서 면 행정의 관여나 이해충돌이 있었는지 감사하라. 셋째, 사무실 퇴거와 업무 중단의 근거와 경위를 밝히고 주민사업 정상화 방안을 협의하라. 넷째, 후속 주민위원회의 구성 기준과 과정을 공개하라.
일곱 차례의 글로 묻고자 한 것은 하나였다. 누구를 위한 농촌활성화사업인가. 국비로 지은 건물은 남았지만 사업을 시작한 주민들은 밀려났다. 주민을 위해 시작한 사업이 주민을 내보낸 사업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것은 주민주도 원칙과 행정 책임의 문제다. 이제 군산시가 주장이나 침묵이 아니라 기록과 조치로 답할 차례다. 연재를 지켜봐 주신 독자와 서수면 주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글: 최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