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아파하는 소리 · 세모와 네모 · 그리움의 꽃 — 그리고 서랑댕이와 아리댕이
마을 사람들이 쓴 시와 옛 지명 이야기
물이 아파하는 소리 — 석화 최환엽
돌이 물에 슬리우는 소리
물이 돌에 부딪는 소리
밤을 새워
스살 스살 흐억거리다
사람아
아들로 아버지의 매를 맞아 본 적 있으며
아버지로 아들의 종아리에 회초리를 대본 적 있더냐
매를 치고
아버지
그 선한 눈이 젖어
연신 태우는 담배개비 든 손
가늘게 떠시던 모습을 본 아들은
다시는 넘지 않을 천율을 뼈에 새겼다
물이 돌을 때리고
맞은 돌보다
때린 물이 더 아파하는 섬진강 소리를 들으며
아주 오래
뵙지를 못하는 아버지
이른 아침 그 강가에서
나는 가을비처럼 울었다
세모와 네모
사십년전 어느날
세모와 네모는 한 공간에서 살게 되었지요.
세모는
나와 다른 네모가 마땅치 못했고
부딪치고 찌르며
서로에게 상처와 흉터를 남겨 주었죠
상처 위에 딱지가 군살로 여물어 갈 때쯤
피해자는 항상 나라고 생각했던 네모는
세모도 그동안 짬 힘들었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같은 성향의 친구를 만났더라면
네모도 그리 나쁜 친구는 아니었으니까요
노력과 절제속에 서로 다름이 함께했기에
나와 다른 세상이 존재함을 알게 되였고
세모와 네모는 동그라미로 성장했답니다.
그리움의 꽃 — 석화마을 강청호
꽃송이 껴안으면
왜
눈물이 돌까
논둑의 개망초 꽃
바람에 살랑대도
왜
눈물이 돌까
탄식도 강 너울에 흐르며
달빛마저
사랑으로 수런 대더라
파란 서슬에 놀래
꽃은
제 홀로 수런 대더라
서랑댕이와 아리댕이
그 옛날 서수 사거리는 "서랑댕이"라 불렸고 아이리(아이마을)는 "아리댕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서랑댕이는 서낭당이 근처에 있어서 서낭(랑)댕이라 불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어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조선시대 만경이남 사람들은 과거보러 만경나루를 건너 서랑댕이를 지나서 워메장터(현 가자터 뒤에 워메장터가 있었다 함)에 들러 허기를 달래고 금강 화게나루에서 서울로 향했다고 합니다.
지면 서수신문 제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